
2001. XX.XX. Wednesday
어둠의 마법 방어술.
- 레펠로 머글툼(Repello Muggletum)
머글로부터 장소를 보호할 때 사용하는 마법. 호그와트에도 대대적으로 펼쳐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 레펠로 이니미쿰(Repello Inimicum)
적으로부터 장소를 보호할 때 사용하는 마법. 프로테고(Protego)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피안토 듀리(Fianto Duri)와 조합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강해진다.
- 살비오 헥시아(Salvio Hexia)
어둠의 마법을 보호해 주는 효과를 지닌 마법. 강력한 주문에는 소용이 없으나 미약한 저주 주문에 효과적인 것으로 추측.
- 엑스펠리아르무스 (Expelliarmus)
무장 해제 마법. 보통 마법사를 대상으로 사용할 경우 지팡이를 날려버린다. 무장한 머글을 대상으로 사용한다면 총을 떨구게 하지 않을까?

- 케이브 이니미컴(Cave Inimicum)
호그와트의 햇살은 따사롭기 그지없다. 특히나 포근한 색감을 지닌 후플푸프 기숙사라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는 다시 말해, 가뜩이나 책만 보면 졸기 십상인 리디아의 눈꺼풀을 더욱 무겁게 만들기 충분한 사유라는 뜻이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부터 마법을 정리하던 리디아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뉘엿뉘엿 해가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의 4시간은 자버린 것이다!
리디아는 정말이지 이론을 정리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이번 과제를 시도하다 졸아버린 게 벌써 5번째였기 때문이다. 제출은 약초학이 제일 빨랐으나 시도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과제가 제일 빨랐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제출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한 가지. 그냥 조느라고 정리를 더럽게 못해서다. 꾸벅꾸벅 졸다가 잉크를 엎어서 처음부터 다시 적어 내리길 두 번. 졸다가 주욱 그어버린 깃펜 때문에 종이가 찢어지길 한 번. 그렇게 벌써 4번째 양피지였다.
무엇보다 어떤 마법을 정리해야 하는지. 리디아에겐 그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어떤 마법이든 방어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동시에 공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어둠의 마법 방어 마법 기준은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 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리디아는 꿈속으로 떠나 버리고 정신을 차리면 해가 저물고 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선배들의 지혜를 빌려야 하나.'
리디아는 서랍 속에 고이 들어있는 족보를 떠올렸다. 스스로의 힘이 아닌 누군가의 노력을 그저 옮겨 담아 과제를 제출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인가. 리디아는 옳지 않다에 무게 추를 두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과제를 제출하지 못할 것이 뻔히 그려진다. 별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차 찌꺼기를 보지 않아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약속된 미래다. 족보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리디아의 생각이 이상항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뉘엿뉘엿 저물던 해가 이젠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새하얀 달이 하늘을 차지할 때쯤. 리디아는 양피지를 모두 채웠다. 결국 족보를 사용한 것이다. 대신 그냥 사용하진 않았다. 리디아는 모든 마법에 자신의 견해 또는 의문을 달아두었다. 그냥 옮겨 적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덕분에 시간은 좀 더 소요되었지만 제법 뿌듯한 일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리디아는 자신의 할 일 목록 최상단에 한 가지를 더 기입시켜 두었다.
'내가 도움 받은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신입생들을 위한 족보를 만들기.'
도움을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돌려줘야 하는 법. 리디아는 그것이 옳은 삶의 방식이라 믿었다. 어느덧 과제 마감 시간이 코 앞이다. 잉크병에 뚜껑을 덮고. 할 일 목록은 트렁크 케이스로. 어느새 쌀쌀해졌으니 목도리도 두르고. 리디아는 양피지를 들고 사감실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족보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해보면서.

걸음을 서두른 덕분인지 늦지 않게 사감실에 도착했다. 오늘의 소지품은 제법 두께가 있지만 그래봤자 양피지 뭉치일 뿐이다. 한 손으로 양피지 더미를 든 리디아는 손등으로 정갈하게 문을 두 번 두드렸다.
똑똑―.
"교수님. 과제 제출하러 왔어요. 아직 안 늦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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