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단에게
...당신의 말이 전부 옳을지 몰라..요. 개인이 강해져야 한계가 있고, 단체는 결국 전체가 되어버릴지 모르죠. 비관적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이야기라 다시 생각해 보게 돼요.. 개인이 개인과 신뢰를 쌓고.. 신뢰가 쌓인 개인이 모여 단체가 되고... 이윽고 전체가 되면... 분란종자가 나오는 거죠. 사회란 어떻게 되어먹은 존재인지.. 세계는 결국 필멸의 형태라면.. 인류는 다만 필멸을 향해 나아갈 뿐이네요. 어쩌다 이런 식으로 설계된 종족이 태어났담.. 아니, 어쩌다 이런 세계가 탄생했는지부터 생각을 해봐야 했나.. 어차피 세계가 필멸을 향해 가고 있다면 나는 그저 하고 싶은 대로 뿌리를 뻗어 내릴 뿐이랍니다. 강물에서 태어났기에 강물에 뿌리를 내리고, 강물에 영향을 주고받는 거죠.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하니까 더욱 좋은 거예요.. 내가 그 이후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적어도 사그라들 순간의 나는 무언가를 해냈다고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빤히 바라보는 시선 마주하며) 괜한 소리는 아니었을 거예요.. 분명 필요한 말이었겠죠. 나의 체념은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버렸음이며... 나의 발버둥은 적어도 역겨운 이들에게 이득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 일거예요. 결국 모든 건 나를 위해서라는 거죠...
맞아요.. 정말, 정말... 훌륭한 비료가 되어주더라고요. 어쩜 그리 역겨웠던 존재가 이리도 고와질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억지로 호선을 그리던 입매가 조금 부드러워져선) 흔들리는 것이 꼭 나쁜 일일까요...? 분명 지지대가 필요하긴 할 거에요. 하지만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박혀있어 봐야 아집이 되어갈 거예요... 그렇다면 홀씨처럼 자유롭게 흔들려 자신이 무너져도 다음을 널리 퍼트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원하는 만큼 뿌리내리고 살아가다, 언젠가 흔들림이 찾아온다면 자유롭게 흩뿌려지면 그만인 이야기에요. 나는 그것이 절대 불행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쓸 수 없다고 하여 사라진 것이 아니잖아요.. 분명 가치는 사라졌을지언정 실존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줄 수 있겠죠. 억압하는데만 쓰이던 사슬이, 낭떠러지를 이어 줄 다리에 쓰일지도 모르는 것처럼요. (시선이 떨어지자 시트에 푸욱 몸 기대고) 기억하지 못해도 없던 일이 되진 않을 거라고.. 믿어요. (눈을 지그시 감고.. 언젠가의 일을 뇌 속에 되뇌며) 기억과 관련된 환상체를 관리하고... 그 모든 주절거림을 잊었음에도.. 나는 아직 환상체의 한 속에 갇혀있음을 때때로 느끼는 것처럼요. 아마 당신은 이해 못 할 이야기겠지만..요. (김 빠지는 웃음소리가 흘렀습니다)
(작게 낄낄대고) 그건 머리가 장식이라기보단 든 게 없다고 평하는 게 맞잖아요. 채우지 못해서 그런 거지 채우면 제법 잘 굴러가는 머리도 꽤 될걸요.. (꽃밭에 비유하지 말란 말에 '그건 그렇네요'라며 수긍합니다)
당신 바보에요...? 자기 이름을 자기가 짓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내 이름 가지고 내 작명센스를 판단할 수는 없답니다.아, 허스키씨는 직접 작명했어요? (억울해 보이는 모습에 또 웃고) 그보다 당신이 먼저 하양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어요~..? (놀리는 듯합니다...)
마음 같아선 17구까지 날아가고 싶었지만요.. 그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이죠. (위로 같은 형태를 띤 빈말에 피식 소리 내며) 마음에도 없는 말 참 고마워요...~ 세상 모든 사람이 허스키 씨 같은 반응이면 참 좋았을 텐데요.. 그랬다면 조직 같은 거 만들 필요도 없었을 테고... 내 삶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 (어차피 이뤄지지 않을 가정입니다)